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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10월의 호국인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10-10 조회수 5503
파일첨부 monthlyP_2017092714244106.jpg

정지(鄭地) 고려 장군

General Jeong Ji

1347년(고려 충목왕 3)∼1391년(공양왕 3)



정지 장군은 고려 말 왜구 토벌과 수군 발전에 이바지한 장군이다. 본관은 하동(河東), 초명은 준제(准提), 시호는 경렬(景烈)이다. 1347년(고려 충목왕 3) 전남 나주에서 군기시사(軍器寺事)를 지낸 정리(鄭履) 선생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374년(공민왕 23) 당시 고려를 빈번하게 노략해오던 왜적을 평정할 계책을 왕에게 올려 전라도안무사 겸 왜인추포만호(倭人追捕萬戶)로 발탁되었다.

1377년(우왕 3) 왜구가 순천·낙안 등지에 침입해오자 예의판서(禮儀判書)로서 순천도병마사가 되어 왜구를 격파하였다. 이듬해 왜구가 다시 영광·광주·담양·화순 등지에 침략해 오자 도순문사(都巡問使) 지용기 및 조전원수(助戰元帥) 이림?한방언 등과 함께 적을 크게 물리쳐 백여 필의 말을 노획하였다. 이때 공으로 전라도 순문사(巡問使)가 되었다.

1382년(우왕 8)에는 해도원수(海島元帥)가 되었는데, 왜선 50척이 진포(충남 서천)로 침입하자 그들을 공격하여 쫓아내고 군산도(群山島: 군산시 옥구)까지 추격하여 배 네 척을 포획하였다. 1383년(우왕 9)에도 왜구와 싸워 크게 물리친 공으로 우왕이 금대 1개와 백금 50냥을 하사하였다. 또 봄이 되어 전염병이 크게 창궐해 수군 가운데 죽은 자가 많았는데, 정지 장군은 병사(兵士) 가운데 바다에서 죽은 자가 있으면 그때마다 육지로 나가 장사를 지내주었다. 이에 군사들이 다들 감격하여 울었다고 한다.

1383년(우왕 9) 왜구가 3년 전 진포에서 왜선 500척이 격침된 데에 대한 보복으로 120척의 군선을 이끌고 합포(지금의 마산)를 공격해왔다. 이에 급보를 받은 정지 장군은 나주와 목포에 주둔해있던 전함 47척을 거느리고 밤낮으로 진군을 독려하여 경상도로 급히 항진하였다. 섬진강 어구에 도착하여 합포의 군사들을 징집하니 적은 벌써 남해 관음포(觀音浦)에 다다라 있었다. 곧바로 적선을 찾아 나선 정지 장군의 함대는 박두양(朴頭洋)에 이르러 왜구의 배들과 맞닥뜨렸다. 왜구는 정예병 140명씩을 배치한 큰 군선 20척을 앞세우고 공격해왔다. 정지 장군은 앞서서 공격하는 배를 격침시킨 다음 화포를 사용하여 그 가운데 17척을 대파하였다. 전투가 끝난 후 정지 장군은 “내가 이전에도 전쟁터에서 많은 적을 격파했지만 오늘처럼 통쾌한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왜적을 크게 물리친 해전이었다. 왜구는 이 해전에서 17척의 전선과 함께 2,000여 명의 전사자를 내고 전의를 상실한 채 퇴각하였다. 관음포대첩 이후 왜구들은 고려 수군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는데, 세계 해전사에서 함포(艦砲)로 적을 물리친 최초의 전투였다. 이 전투는 최영의 홍산대첩, 나세 등의 진포대첩, 이성계의 황산대첩과 함께 왜구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킨 승전이었다. 정지 장군은 이때 공으로 지문하부사(知門下府事)가 되었으며, 각 도에서 전함을 만들어 왜구에 대비할 것을 건의하였다.

1384년 문하평리(門下評理)에 임명된 후에는 왜구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으로 왜구의 소굴인 쓰시마[對馬島]와 이키[壹岐島]의 정벌을 건의하였다. 1388년에는 최영(崔瑩) 등을 중심으로 요동정벌이 추진되자 우군도통사 이성계(李成桂) 휘하에 예속되어 안주도도원수로 출전하였으나 이성계의 위화도회군 때 동참하였다. 이때 다시 왜구가 창궐하므로 양광전라경상도도절제체찰사(楊廣全羅慶尙道都節制體察使)가 되어 남원 등지에서 적을 대파하는 공을 세웠다.

이듬해 우왕의 복위를 모의한 김저(金佇)·변안열(邊安烈)의 사건에 연좌되어 경주(慶州)·횡천(橫川)으로 유배되었으나 곧 풀려나 위화도회군의 공으로 2등공신에 봉해졌다. 1391년에는 윤이(尹彛)·이초(李初)의 옥사에 연루되어 청주옥에 갇혔으나 홍수로 풀려났다. 그 뒤 광주(光州)에 물러나 있던 중 판개성부사로 부름을 받았으나 부임하지 않고 별세하였다. 시호는 경렬(景烈)이다. 현재 정지 장군이 왜구를 물리칠 때 직접 착용했던 갑옷(정지장군환삼(鄭地將軍環衫), 보물 제336호)이 전해지고 있는데, 전쟁기념관에도 유물을 복제하여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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