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군대 동기를 찾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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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만지 | 등록일 | 2002-08-14 | 조회수 | 29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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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원에서 짧은 군 생활을 했습니다. 군 생활에 열심히 적응하려 했고, 국가에 충성을 하려고 군대에 들어갔다가 구타사건의 가해자, 피해자로 연루돼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고, 정신병원에 수감된 후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고 일찍 제대하게 되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추억이었죠.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 군 생활할 땐 밥이 젤 낫더군요. 다른 생각 아무 것도 안 납니다. 밥이 제일 좋더군요. 그 다음이 담배, 그 다음이 간식, 음료수였습니다. 별 생각 안 나고 그저 밥먹고 좀 편안해졌으면 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그게 우연인지, 제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이상하게, 저는 군대 내에서 고문관이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제 자신을 탓해야겠죠. 그때 구타사건에 같이 휘말렸던 동기놈을 찾고 싶습니다. 녀석 제가 많이 때렸는데요, 상처는 다 나았을까 모르겠습니다. 녀석에게 사과하고 싶네요. 동기놈이긴 한데 사회에서 한 살 더 먹었으니 형이기도 하고요. 저는 과거를 쉽게 잊지 않습니다. 국립묘지 현충원에서 한 가지 인상 받았던 게 있다면, 외국 국가 지도자가 예의상 항상 들리는 곳이더군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였나 봐요. 아 또 인상 깊었던 거.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지는 일반군인 묘보다 한 20배는 더 크더군요. 일반군인의 묘엔 작대기 하나만 세워져 있었습니다. 계급 따라서 묘 크기도 다르더군요. 하여튼 짧고 재미있고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추억의 군 생활이었습니다. 제가 때렸던 놈 잘 생활하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